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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학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대변미생물이식술

by 생활의학 2023. 5. 12.

항생제 발명과 항생제 내성

 

플레밍이 발명한 페니실린이라는 항생제가 인간을 감염병에서 해방한 사실은 누구나 아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항생제가 듣지 않는 씨디피실균과 같은 내성이 있는 균들이 곧 등장하면서 인류는 또 다른 위험을 맞이하게 됩니다. 내성이란 항생제를 사용하면서 미생물이 항생제에 저항력을 가지게 되는 현상입니다. 이렇게 되면, 항생제가 병원균을 죽이지 못하고, 오히려 더 강한 균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미국의 경우 매년 항생제 내성이 있는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되어 3만50003만 5000명씩 사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항생제 내성이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항생제의 남용과 오용입니다. 예를 들어, 감기나 독감과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에 항생제를 사용하거나, 필요 이상으로 장기간 사용하거나, 처방된 용량보다 적게 또는 많게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항생제가 바이러스에 효과가 없고, 오히려 유익한 미생물까지 죽여버리거나, 병원균에게 저항력을 키워주게 됩니다.

 

 

 

마이크로바이옴

 

세균이 항생제에 내성을 기르고 자손에게 물려주는 진화를 할 때 인간도 이런 세균들과 싸우기 위해 새로운 방법들을 찾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법입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이란 우리 몸 안과 밖에 살고 있는 수많은 미생물들의 집합체입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우리의 소화기능, 면역기능, 신경기능 등에 영향을 주고, 우리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은 우리 몸에서 가장 다양하고 풍부한 마이크로바이옴입니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은 우리가 먹는 음식을 분해하고 흡수하며, 필요한 영양소와 비타민을 생산하고, 유해한 물질을 제거하며, 병원균과 경쟁하고 면역계를 조절합니다.

 

 

 

하지만 항생제를 사용하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균형이 깨져버립니다. 항생제를 복용하면 좋은 박테리아, 나쁜 박테리아 구별 없이  모든 미생물을 죽여버리기 때문에, 유익한 미생물도 함께 사라지거나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면 병원균들에게 공간과 자원을 내주게 되고, 병원균들은 더욱 번식하고 강해집니다. 또한 병원균들은 서로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교환하거나 변형하여 새로운 내성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다양성이 깨져서 병에 걸리기 쉽고 살찌기 쉬운 체질이 됩니다.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장내 유익균을 늘리기 유산균을 먹거나 식이섬유를 먹는 행위도 마이크로바이옴에 도움 되는 방법입니다. 유산균등 발효식품을 먹는 행위를 프로바이오틱스(알약이나 음식에 들어있는 살아있는 유익균)라고 하며, 차전자피나 미역등을 먹는 행위를 프리바이오틱스(유익균을 먹이는 물질) 라고 합니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최근에는 새로운 방법이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라고 부릅니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신체 미생물들을 조절하거나 변화시켜서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새로운 개념의 의약품입니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개발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특정 미생물의 수를 늘리거나 줄여서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맞추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크로스티리디움 디피실 감염증 (CDI)은 장내에 과도하게 증식한 특정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인데, 이를 치료하기 위해 정상적인 장내 미생물을 보유한 사람의 대변을 환자에게 이식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를 대변미생물 이식 (Fecal Microbiota Transplant, FMT)이라고 합니다. 건강한 사람의 대변에서 채취한 유익균을 캡슐에 넣어 복용하는 방법입니다. 최근에 세레스테라퓨틱스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가 미국 FDA의 승인을 받으면서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는 특정 미생물의 성장과 활성을 촉진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CJ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CJRB-101은 면역항암제와 병용하여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세포의 활성화를 도와주는 세균을 주사하는 방법입니다. 이러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살아있는 생물학적 제제인 Live Biotherapeutic Products (LBPs)라고 불리며, 미국 FDA에서는 약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의 장점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의 건강과 질병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장내 미생물은 소화와 영양분 흡수, 면역계 조절, 신경전달물질 합성 등에 관여합니다. 따라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다양한 질병에 대해 효과적인 치료 방법으로 기대됩니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기존의 의약품과 달리 살아있는 생물학적 제제입니다. 이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가 인체 내에서 적응하고 상호작용하며, 필요한 경우에만 작용하거나 자기 조절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가 부작용을 줄이고, 효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기존의 의약품과 달리 개인화된 치료를 가능하게 합니다. 인간의 마이크로바이옴은 개인마다 다르며, 환경과 식습관, 유전자 등에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환자의 마이크로바이옴 상태를 분석하고, 최적화된 미생물 조합물을 제공함으로써, 개인별 맞춤형 치료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의 단점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아직 연구 초기 단계에 있으며, 장기적인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충분한 증거가 부족합니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가 인체 내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어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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